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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시나무

시 한편의 여유

by 맑은생각 2025. 2. 9. 10:4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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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시나무

하덕규

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
당신의 쉴 곳 없네
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
당신의 편할 곳 없네
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
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
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
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

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
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
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
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
바람만 부련 외롭고 또 괴로워
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

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
당신의 쉴 곳 없네

 


우리는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을 모든 생각의 중심에 놓는 경향이 있어.
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바라고 실망하고 괴로워하지.
내 속에 가득한 나를 조금은 양보하고
그 사람을 생각에 중심에 놓는다면?
나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를 희생한다면?
그렇다면 나는 나를 포기했지만 더 큰 사랑을 얻게 될 꺼야.
그리고 그 포기한 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
어느덧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
아름다운 사람의 꽃을 피우고 있을꺼야.

맑은생각

 


20대에는 보다 맹목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할 수 있었나보다.
그래야 사랑하고 결혼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.
세월이 지나고 뒤돌아보면 이제는 내가 중심에 있는 것 같다.
오히려 자식에게는 가능하지만 반려자에게는 힘든 그런 사랑이 되는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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